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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스스로를 돕든지 아니면 아름다워져라

by blogger82391 2025. 3. 5.

아름다움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고약한 장난 때문에 당황스러운 경험을 하는 일도 적지 않다. 1970년대 초 미국의 자동차 운전자들은 으스스한 경험을 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밤에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갑자기 갓길에 서 있는 여인을 보게 되었다. 보아하니 그녀의 자동차가 고장이 난 듯했다. 멈춰야 할까 아니면 그냥 지나쳐야 할까? 

 

아름다워
아름다워

 

이에 대한 판단은 그녀의 외모가 어떠냐에 따라 결정되었다 

사람들이 남을 도울 때의 태도를 연구하는 것 역시 매력을 연구하는 방법중 하나다. 예를 들어 잔돈이 필요해서 동전을 꿔야 할 때 가장 손쉬운 해결책은 바로 스스로를 호감 가는 인물로 보이게 하는 것이다. 한 젊은 여자가 캠퍼스 내에서 길을 잃은 것처럼 보인다. 그녀가 예쁠 경우 사람들은 기꺼이 가던 길을 멈추고 그녀가 찿는 곳을 안내해 줄 것이다. 독자 여러분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남자가 다 그렇지 뭐 사실 미니스커트는 남자들을 순식간에 신사로 탈바꿈시킨다. 중세 시대의 기사가 살아나 그 정신을 발휘하는 것이다. 

 

여성의 아름다움이 영향력을 발산할 때 

남자는 예외 없이 오버하게 되어 있다. 석사논문을 준비하던 경제학자 에른스트 오리들은 뤼네부르크 동료들에게 얼음물에 손을 담그게 한 후 얼마나 오랫동안 버틸 수 있는지를 측정했다. 남자들은 거의 두 배 가까이 고통을 참아낼 수 있었다. 측정하는 사람이 예쁜 여자였을 경우의 말이다. 심한 경우 실험 자체가 중단되기까지 했다. 실험 참가자들이 너무 오버해서 동상이 걸릴 때까지 이를 참아냈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분명 멋쟁이로 보이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왜 그럴까? 진화심리학자들은 그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한다. 그렇게 해서 자신의 우월성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남자의 친절에도 그와 비슷한 동기가 숨어 있다. 용기를 내어 아리따운 아가씨에게 커피를 마시자고 제안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모든 남자가 하는 행동이다. 이런 행동은 침팬지 사이에서도 볼 수 있다. 수컷 침팬지가 바나나를 가지고 있으면 암컷들은 자기 엉덩이를 흔들면서 바나나를 가진 수컷의 난봉꾼 본성을 일깨운다. 물론 바나나를 차지하는 것은 가장 예쁜 암컷이다. 여자들도 이왕이면 잘생긴 남자와 인연을 이어보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 않겠는가. 뉴욕의 지하철에서 행해진 한 실험이 그의 심리를 잘 보여준다. 한 남자가 지하철 안에서 갑자기 넘어졌다. 그는 어떤 무기를 활용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그렇다. 분명 그 무기는 남자에게나 여자에게나 똑같이 유용하다. 흥미롭게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때의 행동은 완전히 정반대로 나타난다. 우리는 잘생긴 사람보다는 평범한 사람에게 길을 묻는다. 이는 남자들의 경우에 가장 심하고 동성 간에도 적용된다. 그나마 여자들은 잘생긴 남자들에게도 도움을 잘 청하는 편이다. 

 

아름다움은 양날의 칼이다 

심리 상담을 받으로 찿아간 예쁜 여자는 자신의 고민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험을 자주 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다수의 심리 상담자가 미인들은 심리적 장애를 덜 겪을 것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예쁜 환자들을 더 적극적인 자세로 도와준다. 따라서 예쁜 여자들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집단 치료가 아닌 개별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환자 역시 매력 있는 상담자를 더 훌륭한 상담자로 여긴다. 애리조나 주립 대학교의 마케팅 교수인 피터 레인에는 여러 해 동안 한 가지 문제를 연구해 왔다. 경제적 교환 과정에서 인간의 어떤 요소들이 영향력을 발휘하는지를 밝히고자 한 것이다. 한 실험에서 그는 자기 제자들과 함께 모의 영업 실험을 했다. 여기서도 역시 같은 결과가 나왔다. 판매사원의 외모가 호감을 줄수록 고객들의 자발적 구매가 늘었다. 그리고 잘생긴 사장이 그렇지 않은 사장보다 더 많은 매출을 기록했다. 기부금을 모을 때도 아름다움은 힘을 발휘한다. 피터 레인에는 학생들에게 길거리로 나가서 미국심장협회를 위해 성금을 모아 오게 했다. 모금이 끝난 후 비교해 보니 호감 가는 외모를 지닌 학생이 다른 학생들보다 성금을 두 배나 더 모았다. 

 

세계 곳곳에 있는 마케팅 부서들은 아름다움을 매출에 이용한다 

설문조사나 고객 카드의 답변이 회수되는 비율은 여성 마케팅팀장의 미모에 비례해 상승한다는 사실이 많은 연구에서 나타났다. 그렇다면 공급과 수요의 법칙에 의해 조절되는 시장에서 도대체 무엇이 아름다움을 찿게 만드는 것일까? 런던 경제학 학교의 경영학자인 매트 멀 포드는 1998년 하나의 수수께끼에 도전했다. 그는 참가자들에게 게임 이론에서 나온 유명한 범인의 딜레마 게임을 하게 했다. 게임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두 명의 용의자가 같은 죄로 고발당한다. 그들은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 그러나 증거를 찿지 못한 경찰은 두 사람에게 거래를 제안한다. 자백하는 자는 풀려나고 대신 공범자는 잡혀가게 된다. 그러나 이 거래는 두 사람 모두 자백했을 경우엔 적용되지 않는다 두 명의 참가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선택은 함께 침묵하는 것이다. 그 경우에는 둘 다 경미한 처벌만을 받는 것으로 끝난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희생으로 자신은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빠져나올 수도 있다는 것 역시 피하기 힘든 유혹이다. 누구나 이런 상황에서는 고민하지 않을까? 딜레마이다. 이것을 다음과 같이 게임으로 바꿔볼 수 있다. 두 참가자는 좋은 카드와 비열한 카드라는 두 개의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둘 다 좋은 카드를 내면 그들은 각각 모두 은행에서 10센트를 받을 수 있다. 만약 둘 다 비열한 카드를 내면 둘은 가지고 있는 돈을 모두 은행에 지불해야 한다. 당연히 두 범죄자는 사이좋게 좋은 카드만을 낼 것이다. 

 

그런데 만약 여기에 큰돈의 유혹이 개입된다면 어떨까? 

즉 상대방이 좋은 카드를 낼 때 비열한 카드를 내면 자신은 돈을 두 배로 받고 배신당한 사람은 반대로 두배를 물어야 한다면 매번 상대방을 믿든지 배신을 해야만 돈을 벌 수 있다. 비열한 게임이다. 게임이 끝난 후에 보니 참가자 중 돈을 더 많이 챙긴 사람은 외모가 예쁜 사람이었다. 이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함께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순진하게도 예쁜 사람을 더 믿었고 그 때문에 좋은 카드를 더 자주 냈다. 이와 같은 메커니즘은 현실에서도 작동된다. 예를 들면 사람들은 예쁜 사람들에게 자신의 비밀을 잘 털어놓는다. 잘생긴 남자나 예쁜 여자는 태어날 때부터 남보다 많은 신용 자본을 소지하는 셈이다. 그래서 광고 전단 플래카드에 예쁜 사람들이 나오는 것이다. 아름다움은 이 세상 그 무엇보다 소비를 자극한다. 

 

 

 

 

올리히 렌츠 지음/박승재 옮김.(2008).아름다움의 과학.프로네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