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도식은 성인의 미모와 어떤 관련이 있을까? 레겐스부르크 모핑 전문가들도 이 문제에 대해 연구했다. 그들은 대학 부속유치원에서 네 명의 어린이 사진을 빌렸다. 그러고는 이 얼굴들을 가지고 컴퓨터로 평균 얼굴을 합성했다. 그런 후 원형에서 10퍼센트 단위로 다양한 여자의 얼굴에 섞어보았다.
매력도는 어떻게 변했을까?
평가 결과는 명확했다. 설문에 참여한 남녀의 90퍼센트가 아이와 섞인 얼굴이 더 매력적이라고 보았다.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아이의 얼굴이 30퍼센트 정도 섞였을 때였다. 왜 우리는 여자가 아이처럼 생겼을 때 더 예쁘다고 느낄까? 여성주의자들이 볼 때 그 이유는 분명하다. 남성 우위의 문화에서는 종속성을 보여주는 특징이 더욱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매력 연구자들의 설명은 다르다. 생물학과 관련된 이야기부터 해보자. 남자와 여자의 얼굴은 다르게 발달한다. 어린 아기일 때는 남자와 여자의 얼굴을 구분하기 어렵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까지는 매우 닮아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사춘기 시절부터 갑자기 달라지기 위해 시작한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으로 소년의 얼굴 골격은 두드러진다. 턱은 강해지고 광대뼈는 두드러지며 볼의 피하지방은 늘어난다. 또한 이마는 점점 두꺼워지고 볼록해지면서 눈은 깊게 파이고 작아진다. 그리고 들창코였던 코는 곧거나 볼록한 형태로 자란다. 이마는 평평해지고 눈썹은 더 성겨지며 피부는 더 거칠어진다.
그러나 여자의 얼굴은 사춘기 이전에 형태를 잡기 시작한다.
눈은 상대적으로 커지고 눈썹은 얇아지며 높아진다. 속눈썹은 길어지고 코는 작아지면서 오히려 위를 향한다. 이마는 위로 볼록해지고 얼굴의 형태는 동그스름하게 변한다. 턱이 넓어지긴 하지만 뚜렷하게 늘어나진 않아서 여성의 턱은 한층 부드러워진다. 입술은 에스트로젠의 영향으로 도톰해지고 피부는 매끈하고 털이 없는 상태로 유지된다. 약간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여자는 변신한 아기와 같고 반대로 남자는 네안데르탈인 형태로 바뀐다고 할 수 있다. 성인이 된 여자의 얼굴이 어린아이 단계에서 발달이 멈춘 현상을 생물학자들은 유형 성숙이라고 표현한다. 여성의 미모에서 아이와 여자는 이른바 같은 편이다. 이는 뉴멕시코 대략의 진화심리학자 빅터 존스턴이 아름다움에 대해 연구한 결과다. 1990년대 초반에 그는 자신의 웹 사이트를 방문한 사람들에게 30명의 여자 얼굴을 평가하게 했다. 여기서 그는 하나의 프로그램을 적용했는데 원래는 유령 사진을 만들기 위해서 개발된 프로그램이었다. 각 평가 단계마다 가장 나쁜 점수를 받은 사진은 빠지고 컴퓨터로 합성한 새로운 얼굴이 삽입되었다. 이런 전 과정은 모의 진화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런 모의 진화에서 적자생존은 후손들에게 축복이 된다. 반대의 경우는 소멸하게 된다. 세대가 이어질수록 얼굴은 평가자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얼굴로 발달하게 된다. 전 세계에서 만 명이 이 비정한 비즈니스에 참가한 후에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 탄생했다. 존스턴이 만들어낸 이상적인 미인은 커닝엄과 유럽긴털족제비가 만들어낸 얼굴과 공통된 부분이 있다. 바로 부드럽고 아이 같은 턱 부분이다. 얼굴의 비율은 열한 살짜리 소녀의 얼굴 비율과 비슷하다.
올리히 렌츠 지음/박승재 옮김.(2008). 아름다움의 과학. 프로네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