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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들도 미인을 알아본다

by blogger82391 2025. 3. 3.

객관적인 아름다움을 연구하는 데 아이들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부분적이지만 오늘날까지도 유용한 사회학의 주도적인 학설에 따르면 아이들은 백지상태로 세상에 나와서 사회화를 통해서 공동생활에 필요한 여러 가지 태도를 습득하게 된다.

아룸다움
아룸다움

 

무엇이 아름답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가

무엇이 아름답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지가 가정과 유치원에서 특히 미디어를 통해 아이들에게 전달된다. 텍사스 대학의 발생 심리학자인 주 지래. 로이스는 이런 견해를 거부한다. 그녀의 연구는 약 30년 전 루이지애나 대학의 작고 답답한 방에서 시작되었다. 주 지래. 로이스는 자신의 박사논문에 가해자는 교수들의 질문 공세를 유치원 아이들 사이의 우정을 사례로 들면서 막아내고 있었다. 그때 한 교수가 당신은 아이들의 매력을 논문의 결론에 포함하고 있습니까? 하고 질문했다. 나는 그 당시 이 질문이 완전히 논점에서 비껴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주 지래. 로이스는 최근 이렇게 말했다. 학생들의 우정을 다룬다면 아마도 오케이겠지만 아이들한테까지? 동문서답을 하느라 말을 더듬고 겨우 박사 시험을 통과하고 나서야 그녀는 그 질문이 앞으로 자신이 앞으로 연구해야 할 과제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현재 주 지래. 로이스는 동료들과 함께 텍사스 오스틴에 랭로이스 실험실을 열고 아이들이 어떻게 얼굴을 인식하고 어떻게 아름다움에 반응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그녀의 첫 실험 중 하나는 이젠 고전으로 전해진다. 랭로이스는 석 달에서 여섯 달까지의 젖먹이들에게 각기 매력의 정도가 다른 여학생들의 얼굴을 보여주었고 그들의 눈동자 움직임을 관찰했다. 결과는 그녀조차도 놀라게 했다. 젖먹이들은 어른들이 가장 예쁘다고 평가한 얼굴을 가장 오랫동안 쳐다보았다. 그렇다면 아기들도 무엇이 예쁘고 무엇이 예쁘지 않은 줄을 알고 세상에 태어나는 것일까? 앨런 슬레이터와 그의 동료들도 1998년에 신생아가 선호하는 매력적인 얼굴이라는 제목으로 태어난 지 14시간이 지난 아기에게 길게는 6일이 지난 아기를 연구해서 발표했다. 실험 진행자의 품에 안긴 아기의 왼편과 오른편에 각각 모니터를 놓는다. 화면에는 매력적인 여자의 사진과 그렇지 않은 여자의 사진을 번갈아 띄운다. 

 

그 결과 아기는 거의 3분의 2를 매력적인 얼굴을 보는 데 할애했다. 그러나 자신의 엄마는 아름다움의 정도와 상관없이 가장 오래 쳐다보았다. 엄마는 항상 최고였다. 앨런 슬레이터가 해석했던 것처럼 아름다운 얼굴에 대한 선호가 타고나는 것인지 아니면 미세한 교육과정의 영향을 받은 결과인지는 여전히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젖먹이 때부터 어른과 매우 비슷하게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감각을 가졌는지 미디어나 그 밖의 문화적인 영향과는 상관이 없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다양한 문화 속에서 아름다움은 얼마나 다르게 인식될까? 

정말로 보편적인 미의 레이더가 있다면 전 세계 사람들은 똑같은 인상을 아름답다고 느낄 것이다. 실제로 다양하고 광범위한 연구를 통해 다른 나라 다른 문화 출신의 사람들 사이에서도 미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미의 인식과 관련된 대부분의 연구에는 상당히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바로 연구된 문화들이 미국 내에 있는 대학생들로부터 나왔다는 점이다. 또한 자기 나라에 살고 있는 중국 일본 브라질 사람을 조사했다 치더라도 서구적인 아름다움의 이상이 텔레비전을 통해서 이미 어느 정도 강하게 노출이 되어 있어서 이 역시 비교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없다. 결국 실제로 보편적인 표준이 있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오직 문화를 연구한 사람들의 결과는 매우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인류학자 덕 존스는 아마존에서 격리된 채 살아가는 두 원주민에게 각 구성원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브라질 사람과 미국 사람의 사진도 보여주었다. 그리고 똑같은 사진을 브라질 미국 러시아 학생들에게도 보여주었다. 

 

그 결과 분명 같은 문화권끼리는 상당히 높은 의견일치를 보인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것은 고유한 미의 표준에 미디어가 영향을 미친다는 전제에 대한 평가와 그 외 사람들이 내린 미에 대한 평가 사이에는 공통점이 적었다. 종합예술 작품으로서의 육체 다른 학문적 인식과는 달리 미의 상대성 이론은 어떻게 해서 대중에게 받아들여지게 된 걸까? 왜냐하면 우리는 꾸준히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두 가지 원리를 구분하여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적인 미 이른바 신이 창조해 낸 것으로 사춘기 말이 되어 빠르게 성장한 육체의 아름다움이 하나이고 우리가 매일 유행의 지배를 받으며 우리 몸을 가지고 만드는 종합예술 작품이 나머지 하나이다. 유행은 상징의 언어이고 그 상징은 각 사회 시대 문화 또는 하위문화로부터 발달하여 세대에서 세대로 계속 전달된다. 우리는 각 그룹의 구성원이 되고 그곳에서 매력적이라고 인식되기도 한다. 한 문화가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치는 것이 다른 문화에서는 별로일 수 있고 심지어는 괴상하게 여기저기도 한다. 예컨대 코에 찌르는 꼬챙이 머리에 두르는 실린더 안짱다리 검게 칠한 치아 무릎까지 늘어진 음순이 그렇다. 

 

수백 년이 넘도록 바뀌지 않는 이집트인의 옷처럼 오랜 시간 이어지는 것 같다가도 갑자기 변하는 것이 유행이다. 

아이들은 부모들의 미적 감각을 이해하지 못하는데 그것은 우리가 1960년대에 유행하던 스타일에서 더 이상 멋을 느끼지 못하는 것과 같다. 내일 아침이면 아마 또다시 새로운 유행이 시작될지 모른다. 최신 유행의 코드는 하룻밤 사이에도 바뀌지만 그것이 상징하는 내용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다르게 정의되어 다시 소급된다. 인간은 아름다움이라는 것에서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을 동시에 찿는다. 이 두 개의 구성성분은 근본적으로 매우 다르지만 구분하기 어렵다. 우리가 인식하는 것은 아름다움일 뿐 자연적이냐 인공적이냐 하는 것이 아니다. 두 아름다움은 서로 겹치기도 하고 서로를 보완하기도 한다. 물론 서로 거부하기도 한다. 원시적인 육체 예술의 많은 요소가 자연적인 이상과 정반대에 자리하기도 한다. 수많은 민족의 미학적 감각에서 자연성은 절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변하지 않는 신체는 미개한 것으로 여겨지고 의식적인 변화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고 여겨진다. 인간은 창조물이 아닌 조물주가 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올리히 렌츠 지음/박승재 옮김.(2008). 아름다움의 과학. 프로네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