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아름다움을 향한 모든 통로들

by blogger82391 2025. 3. 6.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겐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시청하는 프로, 즐겨 보는 서적, 클릭하는 인터넷 사이트들로부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곳곳에서 멋진 선남선녀들이 눈앞에 나타난다. 극장에도 무대에도 일반인을 지원하는 각종 서바이벌 프로에도 예쁜 사람들이 넘쳐난다. 클래식 분야도 마찬가지다. 세계 최정상급 여가수의 미모는 목소리만큼이나 빼어나다. 스포츠 분야에서도 미인들이 눈에 띈다. 테니스투어 개최자들은 미모의 선수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높은 출전 수당을 제시한다. 매끈한 몸매의 여성 스포츠 선수들은 처음으로 메달을 따고 나면 잡지 모델로 등장하곤 한다. 토크쇼에는 최정상급 미인들이 초청자로 출연하지만 있다. 화면캡처는 이런 암시를 담고 있다. 당신도 매력적인 사람이 카메라에 잡히길 원하지 않는가. 따라서 70세 노인네가 카메라에 잡히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아룸다움
아름다움

광고에는 철저하게 그들만의 원칙이 있다

광고는 아름다움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것들만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스카우트나 에이전트가 전 세계를 뒤져 모델을 찿아내면 전문가 집단이 몇 시간을 들여서 아름답게 꾸민다. 그것도 부족해서 유명한 사진작가와 카메라맨이 최고의 조명 아래서 그들을 찍는다. 대중매체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이름 그대로 두 번째 현실이다. 현실에서 아름다움이란 예외적인 규칙이다. 미모를 지닌 사람들이 우리를 지속해서 자극하는 것은 예술사를 통틀어볼 때 완전히 새로운 현상이다. 사냥하고 채집하던 우리 조상들은 30여 명의 이웃들과 같이 살았다. 아마도 살아가는 동안 500명 이상의 얼굴을 접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중에서 정말로 예쁜 사람은 단 몇 명뿐이었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눈이 부실 정도의 미인들을 하루에도 수없이 많이 본다. 사회학자 베푼 티 구겐베르거는 대중매체의 미적 유도 라는 측면에서 이런 현상을 수많은 척도로 평가할 수 있는 사회학적인 실험의 하나로 여기고 있다. 이런 지속적인 미적 소비는 결국 우리를 병들게 할까? 유전적 성향이 있는 당뇨병처럼 우리를 병들게 하지는 않을까? 아름다움의 인플레이션이야말로 혹시 인종 솎아내기는 어떨까?

 

인간에게는 근본적으로 자신을 남과 비교하는 성향이 있다

따라서 대중매체에서 비추는 아름다움에 비교하여 자신이 늘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항상 못나 보이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지 모른다. 결국 광고에 나오는 미인들이 우리를 자기 폄하로 이끄는 것이다. 미국에서 이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연구자는 14세에서 18세 사이의 여학생들로 구성된 두 그룹 광고에 나오는 사진들을 보여주었다. 한 그룹에는 모델의 원래 얼굴을 보여주었고 다른 그룹에는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손질해서 약간 체중이 더 나가 보이게 만든 얼굴을 보여주었다. 그런 후에 설문조사를 해보니 마른 모델을 보았던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모델의 매력을 낮게 평가했다.

 

그러나 또 다른 연구는 미적 소비와 자존심과의 관계가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첫째 모든 사람이 다른 사람과 똑같은 척도로 비교하면서 자신을 깎아내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둘째 누구와 비교하느냐에 따라 그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미국의 오래된 도미니온 대학에 있는 심리학자 토머스 캐시의 연구는 사람들이 매우 아름다운 여성과 대면하면 자기 고유의 매력을 깎아내린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그 미인들이 상표 이름과 함께 소개되고 그들이 모델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그 효과는 즉시 사라진다. 이런 결과는 우리가 우리들만의 리그에서 우리 자신을 비교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자기 운동신경을 미하엘 발라크가 아닌 똥배 나온 동료와 비교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우리가 대중매체의 아름다움과 비교하는 것에 왜 그렇게 거부감을 느끼는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여러 연구는 문답 자의 자화상이 세대가 흐를수록 나빠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한 여론조사에서 자기 신체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은 여자의 경우 1972년 23퍼센트에서 1997년에는 56퍼센트로 상승했고 남자의 경우 같은 해에 15퍼센트에서 43퍼센트로 올라갔다. 거식증 같은 섭식장애는 지난 10년 사이에 세 배가 늘었다.

 

미용 산업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미용 산업은 1년 광고 예산으로 100억 달러를 사용하는데 이는 미용 잡지들의 재원이 된다. 그들의 매출 중 3분의 2가 광고에서 나온다는 사실은 출판물이 제품선전물로 바뀌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우리 여자들은 강하고 자존심이 세다. 직업과 남자에 관한 한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자들의 몸은 점점 문제투성이가 되어가고 있다.   

 

 

 

 

 

올리히 렌츠 지음/박승재 옮김.(2008).아름다움의 과학.프로네시스.